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함께하는 스타트업 생존방정식
박재병 케어닥 대표
‘재벌집 막내아들’은 말 그대로 상상 속의 얘기였다. 어떻게 하든 가난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다짐한 현실 속 막내아들은 좋은 곳에 취업하기 위해 공부에 매달렸다. 그렇게 대학 졸업과 동시에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 서너 곳에 떠억하니 합격했다. 그때 나이가 스물다섯. 하지만 청년은 취업 대신 무전여행을 택했다. “앞에 놓인 길이 진정 의미 있는 삶인지 고민하다보니 결국 언젠간 뛰쳐나올 것만 같았다.” “남들 다 아는 곳에 취직해 남들 다 아는 퇴직 코스를 밟고 싶지도 않았다.” 유럽, 남미, 북미, 아시아, 호주…. 3년간 40개국을 여행하며 수없이 웃고 울고 때로 견딜 수 없는 상황을 경험했다. 그때마다 중풍으로 쓰러진 아버지와 치매 노모를 돌보며 농사와 육아까지 모두 떠맡아야 했던 어머니가 떠올랐다. 귀국 후 여행 경험을 살려 여행사를 차리고서 쪽방촌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나선 것도 어머니에 대한 아련함이 한몫했다. 그런데 그때 접하게 된 노인 장기요양의 실상이 그를 새로운 도전으로 이끌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박재병 케어닥 대표. 그는 “당시 국가의 돌봄을 받는 노인이 전체의 10%도 되지 않았다”며 “그렇게 2018년에 스타트업을 시작했고, 2020년에 요양시설 중개와 간병인 중개를 위한 플랫폼 ‘케어닥(Caredoc)’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병원 간병뿐 아니라 개인 간병, 방문 운동, 생활 돌봄, 방문 요양 등 ‘홈케어’ 서비스를 구축한 케어닥은 업계 최초로 케어코디(요양보호사, 간병인)의 사진과 자격 사항, 돌봄 이력 등이 담긴 프로필과 후기를 공개해 만족도를 높였다. 간병비 정찰제도 도입해 추가비용이나 시설, 서비스 이용료의 투명성을 높였다.
현재 애플리케이션 외에도 10곳의 오프라인 거점(방문형 센터)을 운영 중인 케어닥은 최근 주거형 하이엔드 요양시설 브랜드 ‘케어닥 케어홈’을 론칭하고 경기도 시흥시 배곧동에 1호점을 개원했다.
박재병 대표는 “병원 입·퇴원이 잦은 어르신들의 건강한 회복과 일상 복귀를 돕기 위한 요양시설”이라며 “앞으로 건강 상태와 돌봄 필요 수준을 세분화해 다양한 돌봄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시니어 주거 공간과 케어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니어 주거복지 부문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목표는 회복·일상으로의 복귀
Q 오늘도 굉장히 바쁜 일정이라고 들었습니다.
A 네. 저희가 요즘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어서 IR 미팅을 돌고 있습니다. 시리즈B 투자 목전까지 왔어요.
Q 현재 누적투자액이 얼마나 되는 겁니까.
A 시리즈B 투자가 완료되면 약 350억원이 될 겁니다. 현재는 입금 기준 250억원입니다.
Q 최근 케어홈 1호점을 열었습니다.
A 앞으로 부산과 경기도 지역에 5개 지점이 추가 오픈될 예정입니다. 저희가 하는 사업은 시니어 케어 비즈니스예요. 지금까지는 병원 케어를 진행해왔는데, 퇴원 후에는 지속적인 케어를 못 받으시더군요. 저희가 진행하는 주거사업은 집이자 요양원, 일종의 시니어타운 형태죠.
Q 일반 요양원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A 점점 나아질 수 있다는 전제하에 운동 서비스, 케어 서비스를 진행합니다. 지금 부족한 점을 서서히 채워가는거죠. 어르신들도 제대로 케어가 진행되면 회복할 수 있거든요. 저흰 그걸 오감 케어라고 합니다. 사실 요양원이란 곳은 노인의 20년 생애 주기 중 일부예요. 그런데 대부분의 어르신과 가족들은 요양원에 오신 후 그다음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건 지속 가능한 케어 공간이 되는 거예요. 시니어 타운하우스라는 주거 개념이죠. 케어홈이 도심에 자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Q 케어닥 케어 서비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퇴원이다?
A 일반적인 요양원은 상황이 바뀌면 또 다른 시설로 가야해요. 어르신도 불편하고 가족들도 부담이죠. 케어홈은 요양원에 집의 개념이 더해졌달까요.
Q 현재 케어닥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분들은 얼마나 됩니까.
A 저희는 매달 몇 분의 환자를 케어하고 몇 분의 일자리를 만들었는지에 집중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3300~3500분의 요양보호사들이 1만 명 이상의 어르신을 케어하고 있습니다.
Q 서비스 지역은 전국인가요.
A 부문별로 다르긴 하지만 전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케어닥 앱을 통해 어느 곳에서든 이용할 수 있는데, 여기에 전국에 50개의 파트너사와 10개의 가맹업체가 있거든요.
Q 사실 간병의 관심사 중 하나는 비용인데요. 간병비 정찰제는 케어홈에도 적용되는 건가요.
A 우선 케어코디분들의 비용은 하루 24시간 기준 13만원이에요. 케어홈은 주거공간이라 월비용으로 정산되는 데, 250만~500만원까지 다양합니다. 1인 특화시설을 지향하다보니 여타 시설에 비해 비쌀 수 있는데요. 집으로 간병인을 부르거나 식사, 청소 등 관리비용, 혹 소유하고 있는 집을 월세로 돌렸을 때 그 기회비용까지 감안한다면 오히려 저렴한 경우가 더 많죠.
장기요양에만 집중된 돌봄 문화
Q 어떤 경우에 돌봄 서비스를 요청하는 겁니까.
A 2가지 경우로 나뉘는데요. 우선 연세가 많아 거동이 불편해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있고, 급성기 그러니까 수술 재활 등의 경우가 각각 절반 정도 됩니다. 연령층으로 살펴보면 70세에서 85세 사이가 가장 많아요.
Q 케어코디 교육도 직접 진행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분들은 대부분 프리랜서일 텐데요.
A 그렇죠. 개인사업자이거나 아르바이트 영역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병수발 외에 어르신들의 컨디션 전반을 관리하는 분들이거든요. 단순한 알바가 아니라 전문가로 자리잡을 수 있게 돕는 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올 5월에 강북삼성병원과 MOU를 맺기도 했는데요. 전문 의료진과 협업해 프리랜서 간병인의 간병일자리 적응을 돕기 위한 실습 과정을 개발하고 운영하려고요. 이론과 병동에서 현장 실습을 겸하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체험과정이죠.
Q 사실 간병인의 횡포 등이 알려지며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A 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고 있는데요. 당연히 책임지고 처벌받아 마땅한 이슈죠. 그런데 이 문제는 노인돌봄 산업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간병인이 잘못했다고만 전제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거든요. 사실 간병은 원래 보호자가 해야 하는 역할이잖아요. 폭력이나 학대 등의 사건은 간병인보다 보호자(자녀)와의 관계에서 더 많이 일어납니다. 간병인과의 문제 이전에 가족 간의 갈등이 왜 생기는지를 먼저 봐야죠. 대부분 돌봄이 필요할 때 충분히 지원할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가족 간 갈등이 일어납니다. 시간과 비용을 버텨낼 수 없는 거죠. 그럼 정부가 나서야 하는데 관련 자금이 없어요. 그러면 소비자인 국민들이 이 분야에 세금을 더 내야 하는데 청년층 부담, 노인인구 증가 같은 세대 갈등 논란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돌고 돌아서 돌봄비용을 줄이는 걸로 귀착되는데, 이렇게 되면 뭘 더하려고 하기보단 시키는 것만 하게 됩니다. 확실한 관리가 필요한데 그것도 요원하죠. 어쩌면 그래서 저희 같은 업체가 있어야 합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동과 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해 유병기간을 줄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절대비용이 훨씬 줄어들 수 있거든요. 실제로 저희 서비스를 요청하신 분들 중엔 유병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든 분들이 꽤 있습니다.
Q 근본적인 변화의 첫걸음이라면.
A 먼저 시각을 바꿔야 해요. 우선 정부의 관련 정책이 너무 장기요양에만 집중돼 있어요. 보조금을 받은 노년층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범위를 케어가 필요한 전체 노년층으로 넓히고 거기서 정부의 역할, 관련 기업의 역할, 보험사의 역할에 대한 생애주기 설계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세금이 들어가는 분야에만 집중돼 있어요. 현재 돌봄 보조금과 의료행위는 보건복지부, 돌봄이 필요한 분들이 머무는 곳은 국토교통부, 지자체와의 연결이나 세금 등의 문제는 행정안전부, 예산은 기획재정부, 관련 사건이나 사고는 법무부가 진행하고 있거든요. 좀 더 빠른 대처가 아쉬운 상황입니다.
Q 신사업 등 영역 확장에 아쉬운 규제도 있을 법한데요.
A 비용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더 좋은 서비스의 케어를 받고자 하는 분들은 시니어타운이나 시니어레지던스를 이용하거든요. 그런데 둘러보면 이런 유료형 시설들이 많지 않습니다. 개원은 할 수 있지만 소유와 운영, 그러니까 건물과 대지를 모두 소유해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진출할 수가 없는 거죠.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의 동떨어진 곳에 요양원이 자리한 이유도 바로 이런 점 때문입니다. 베이비부머가 노년층이 되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시점에 아쉬운 부분이죠.
가능성이 높은 부분은 역시 모바일 친화적인 IT 인프라죠. 오프라인 분야는
속도가 느리지만 데이터를 활용한 시니어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꽤 높다고 생각됩니다.
Q 국내 돌봄 문화와 관련 산업을 평가한다면.
A 해외와 비교하면 노령 산업의 속도는 한참 뒤처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능성이 높은 부분은 역시 모바일 친화적인 IT 인프라죠. 오프라인 분야는 속도가 느리지만 데이터를 활용한 시니어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꽤 높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아직은 가능성일 뿐입니다.
Q 케어닥의 궁극적인 목표라면.
A 우선 라이프 케어 기업이 되려고 합니다. 병원에 있다 집에도 가고 운동도 하고 요양도 하는, 어르신의 컨디션에 맞춰 잘 지내는 게 중요한데, 이 모든 걸 저희가 알아서 잘해드리면 보호자들은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수가 있거든요. (비용 부분도) 예측이 가능한 돌봄이 될 수 있는거죠.
안재형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
[출처: https://luxmen.mk.co.kr/view.php?sc=51100016&cm=Leaders&year=2023&no=607585&relatedcode=]
‘재벌집 막내아들’은 말 그대로 상상 속의 얘기였다. 어떻게 하든 가난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다짐한 현실 속 막내아들은 좋은 곳에 취업하기 위해 공부에 매달렸다. 그렇게 대학 졸업과 동시에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기업 서너 곳에 떠억하니 합격했다. 그때 나이가 스물다섯. 하지만 청년은 취업 대신 무전여행을 택했다. “앞에 놓인 길이 진정 의미 있는 삶인지 고민하다보니 결국 언젠간 뛰쳐나올 것만 같았다.” “남들 다 아는 곳에 취직해 남들 다 아는 퇴직 코스를 밟고 싶지도 않았다.” 유럽, 남미, 북미, 아시아, 호주…. 3년간 40개국을 여행하며 수없이 웃고 울고 때로 견딜 수 없는 상황을 경험했다. 그때마다 중풍으로 쓰러진 아버지와 치매 노모를 돌보며 농사와 육아까지 모두 떠맡아야 했던 어머니가 떠올랐다. 귀국 후 여행 경험을 살려 여행사를 차리고서 쪽방촌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나선 것도 어머니에 대한 아련함이 한몫했다. 그런데 그때 접하게 된 노인 장기요양의 실상이 그를 새로운 도전으로 이끌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박재병 케어닥 대표. 그는 “당시 국가의 돌봄을 받는 노인이 전체의 10%도 되지 않았다”며 “그렇게 2018년에 스타트업을 시작했고, 2020년에 요양시설 중개와 간병인 중개를 위한 플랫폼 ‘케어닥(Caredoc)’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병원 간병뿐 아니라 개인 간병, 방문 운동, 생활 돌봄, 방문 요양 등 ‘홈케어’ 서비스를 구축한 케어닥은 업계 최초로 케어코디(요양보호사, 간병인)의 사진과 자격 사항, 돌봄 이력 등이 담긴 프로필과 후기를 공개해 만족도를 높였다. 간병비 정찰제도 도입해 추가비용이나 시설, 서비스 이용료의 투명성을 높였다.
현재 애플리케이션 외에도 10곳의 오프라인 거점(방문형 센터)을 운영 중인 케어닥은 최근 주거형 하이엔드 요양시설 브랜드 ‘케어닥 케어홈’을 론칭하고 경기도 시흥시 배곧동에 1호점을 개원했다.
박재병 대표는 “병원 입·퇴원이 잦은 어르신들의 건강한 회복과 일상 복귀를 돕기 위한 요양시설”이라며 “앞으로 건강 상태와 돌봄 필요 수준을 세분화해 다양한 돌봄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시니어 주거 공간과 케어 서비스를 선보이며 시니어 주거복지 부문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목표는 회복·일상으로의 복귀
Q 오늘도 굉장히 바쁜 일정이라고 들었습니다.
A 네. 저희가 요즘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어서 IR 미팅을 돌고 있습니다. 시리즈B 투자 목전까지 왔어요.
Q 현재 누적투자액이 얼마나 되는 겁니까.
A 시리즈B 투자가 완료되면 약 350억원이 될 겁니다. 현재는 입금 기준 250억원입니다.
Q 최근 케어홈 1호점을 열었습니다.
A 앞으로 부산과 경기도 지역에 5개 지점이 추가 오픈될 예정입니다. 저희가 하는 사업은 시니어 케어 비즈니스예요. 지금까지는 병원 케어를 진행해왔는데, 퇴원 후에는 지속적인 케어를 못 받으시더군요. 저희가 진행하는 주거사업은 집이자 요양원, 일종의 시니어타운 형태죠.
Q 일반 요양원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A 점점 나아질 수 있다는 전제하에 운동 서비스, 케어 서비스를 진행합니다. 지금 부족한 점을 서서히 채워가는거죠. 어르신들도 제대로 케어가 진행되면 회복할 수 있거든요. 저흰 그걸 오감 케어라고 합니다. 사실 요양원이란 곳은 노인의 20년 생애 주기 중 일부예요. 그런데 대부분의 어르신과 가족들은 요양원에 오신 후 그다음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희가 추구하는 건 지속 가능한 케어 공간이 되는 거예요. 시니어 타운하우스라는 주거 개념이죠. 케어홈이 도심에 자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Q 케어닥 케어 서비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퇴원이다?
A 일반적인 요양원은 상황이 바뀌면 또 다른 시설로 가야해요. 어르신도 불편하고 가족들도 부담이죠. 케어홈은 요양원에 집의 개념이 더해졌달까요.
Q 현재 케어닥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분들은 얼마나 됩니까.
A 저희는 매달 몇 분의 환자를 케어하고 몇 분의 일자리를 만들었는지에 집중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3300~3500분의 요양보호사들이 1만 명 이상의 어르신을 케어하고 있습니다.
Q 서비스 지역은 전국인가요.
A 부문별로 다르긴 하지만 전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케어닥 앱을 통해 어느 곳에서든 이용할 수 있는데, 여기에 전국에 50개의 파트너사와 10개의 가맹업체가 있거든요.
Q 사실 간병의 관심사 중 하나는 비용인데요. 간병비 정찰제는 케어홈에도 적용되는 건가요.
A 우선 케어코디분들의 비용은 하루 24시간 기준 13만원이에요. 케어홈은 주거공간이라 월비용으로 정산되는 데, 250만~500만원까지 다양합니다. 1인 특화시설을 지향하다보니 여타 시설에 비해 비쌀 수 있는데요. 집으로 간병인을 부르거나 식사, 청소 등 관리비용, 혹 소유하고 있는 집을 월세로 돌렸을 때 그 기회비용까지 감안한다면 오히려 저렴한 경우가 더 많죠.
장기요양에만 집중된 돌봄 문화
Q 어떤 경우에 돌봄 서비스를 요청하는 겁니까.
A 2가지 경우로 나뉘는데요. 우선 연세가 많아 거동이 불편해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있고, 급성기 그러니까 수술 재활 등의 경우가 각각 절반 정도 됩니다. 연령층으로 살펴보면 70세에서 85세 사이가 가장 많아요.
Q 케어코디 교육도 직접 진행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분들은 대부분 프리랜서일 텐데요.
A 그렇죠. 개인사업자이거나 아르바이트 영역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은 병수발 외에 어르신들의 컨디션 전반을 관리하는 분들이거든요. 단순한 알바가 아니라 전문가로 자리잡을 수 있게 돕는 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올 5월에 강북삼성병원과 MOU를 맺기도 했는데요. 전문 의료진과 협업해 프리랜서 간병인의 간병일자리 적응을 돕기 위한 실습 과정을 개발하고 운영하려고요. 이론과 병동에서 현장 실습을 겸하는 일종의 하이브리드 체험과정이죠.
Q 사실 간병인의 횡포 등이 알려지며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A 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고 있는데요. 당연히 책임지고 처벌받아 마땅한 이슈죠. 그런데 이 문제는 노인돌봄 산업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간병인이 잘못했다고만 전제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거든요. 사실 간병은 원래 보호자가 해야 하는 역할이잖아요. 폭력이나 학대 등의 사건은 간병인보다 보호자(자녀)와의 관계에서 더 많이 일어납니다. 간병인과의 문제 이전에 가족 간의 갈등이 왜 생기는지를 먼저 봐야죠. 대부분 돌봄이 필요할 때 충분히 지원할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가족 간 갈등이 일어납니다. 시간과 비용을 버텨낼 수 없는 거죠. 그럼 정부가 나서야 하는데 관련 자금이 없어요. 그러면 소비자인 국민들이 이 분야에 세금을 더 내야 하는데 청년층 부담, 노인인구 증가 같은 세대 갈등 논란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돌고 돌아서 돌봄비용을 줄이는 걸로 귀착되는데, 이렇게 되면 뭘 더하려고 하기보단 시키는 것만 하게 됩니다. 확실한 관리가 필요한데 그것도 요원하죠. 어쩌면 그래서 저희 같은 업체가 있어야 합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동과 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해 유병기간을 줄여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절대비용이 훨씬 줄어들 수 있거든요. 실제로 저희 서비스를 요청하신 분들 중엔 유병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든 분들이 꽤 있습니다.
Q 근본적인 변화의 첫걸음이라면.
A 먼저 시각을 바꿔야 해요. 우선 정부의 관련 정책이 너무 장기요양에만 집중돼 있어요. 보조금을 받은 노년층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범위를 케어가 필요한 전체 노년층으로 넓히고 거기서 정부의 역할, 관련 기업의 역할, 보험사의 역할에 대한 생애주기 설계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세금이 들어가는 분야에만 집중돼 있어요. 현재 돌봄 보조금과 의료행위는 보건복지부, 돌봄이 필요한 분들이 머무는 곳은 국토교통부, 지자체와의 연결이나 세금 등의 문제는 행정안전부, 예산은 기획재정부, 관련 사건이나 사고는 법무부가 진행하고 있거든요. 좀 더 빠른 대처가 아쉬운 상황입니다.
Q 신사업 등 영역 확장에 아쉬운 규제도 있을 법한데요.
A 비용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더 좋은 서비스의 케어를 받고자 하는 분들은 시니어타운이나 시니어레지던스를 이용하거든요. 그런데 둘러보면 이런 유료형 시설들이 많지 않습니다. 개원은 할 수 있지만 소유와 운영, 그러니까 건물과 대지를 모두 소유해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진출할 수가 없는 거죠.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의 동떨어진 곳에 요양원이 자리한 이유도 바로 이런 점 때문입니다. 베이비부머가 노년층이 되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시점에 아쉬운 부분이죠.
가능성이 높은 부분은 역시 모바일 친화적인 IT 인프라죠. 오프라인 분야는Q 국내 돌봄 문화와 관련 산업을 평가한다면.
A 해외와 비교하면 노령 산업의 속도는 한참 뒤처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능성이 높은 부분은 역시 모바일 친화적인 IT 인프라죠. 오프라인 분야는 속도가 느리지만 데이터를 활용한 시니어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꽤 높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아직은 가능성일 뿐입니다.
Q 케어닥의 궁극적인 목표라면.
A 우선 라이프 케어 기업이 되려고 합니다. 병원에 있다 집에도 가고 운동도 하고 요양도 하는, 어르신의 컨디션에 맞춰 잘 지내는 게 중요한데, 이 모든 걸 저희가 알아서 잘해드리면 보호자들은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수가 있거든요. (비용 부분도) 예측이 가능한 돌봄이 될 수 있는거죠.
안재형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
[출처: https://luxmen.mk.co.kr/view.php?sc=51100016&cm=Leaders&year=2023&no=607585&relatedcode=]